언어를 통해 비즈니스의 길을 열다: 커피 업계의 혁신가, 정영진 동문 이야기
프리랜서 통번역사에서 연 매출 수십억 원의 B2B 커피 비즈니스 대표가 되기까지, 정영진 동문(9기)의 특별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한동대 통역번역대학원 9기 졸업생 정영진입니다. 졸업 후 약 5년간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활동하다가, 2015년에 회사를 창업하여 지난 10년간 기업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사업은 커피 관련 비즈니스입니다. 통번역과 커피 사업이 동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저는 지난 10년간 제 사업이 통번역의 연장선에 있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오히려 통번역대학원에서 받은 훈련이 있었기에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현재 하고 계신 일을 구체적으로 소개해주세요.
저희 사업은 커피 업계의 '파운드리(Foundry)' 모델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마치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가 직접 반도체 브랜드를 출시하지 않고 위탁 생산에 집중하는 것처럼, 저희 역시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대신, 다른 커피 회사들의 제품을 생산해주는 OEM/ODM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파트너들이 각자의 브랜드를 갖고 캔이나 보틀 형태의 '콜드브루' 제품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경쟁자를 만드는 대신, 시장의 모든 업체를 우리의 파트너이자 고객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현재 이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에서 저희가 유일하며,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통번역대학원에서의 경험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사업 초기, 영어라는 창을 통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의 사업 모델과 기술적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국내 시장에 맞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해외 영업과 고객 관리 역시 제가 직접 담당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등 전 세계 바이어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는데, 이때 언어 능력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Q. 동문님께 한동 GSIT는 어떤 의미인가요?
제게 한동 GSIT는 '인생의 스승'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는 30대 후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입학하여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가 무척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대학원에서의 훈련 과정은 "군대는 다시 가도 GSIT는 못 가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 혹독한 훈련 덕분에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삶의 방향을 전환할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힘든 과정이었기에 더 큰 성취감과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Q. 재학 중인 후배나 한동대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요즘 AI의 발전이 통번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통번역 훈련의 가치를 다르게 해석합니다. 통번역, 특히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배우는 것을 넘어 '세상을 보는 창'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전 세계 정보의 90% 이상이 영어로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GSIT의 훈련은 이 정보의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을 열어줍니다. 단순히 정보를 보는 것을 넘어, 빠른 속도로 흡수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며, 다른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정보는 머리에 걸러져 알곡처럼 쌓이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깊이와 양은 엄청나게 방대해집니다.
이렇게 훈련된 정보 처리 능력은 통번역 현장은 물론, 저처럼 다른 분야에 응용될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세상의 흐름을 누구보다 빠르고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은 그 어떤 기술보다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시야를 넓힌다면 통번역을 통해 얻은 역량이 여러분의 미래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