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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학생활동 > 활동 후기 > [취업수기] 선우태용 (한영통역번역학과 17기)

 제목 | [취업수기] 선우태용 (한영통역번역학과 17기)
 작성자 | Admin 작성일  | 2020/06/22 9:31 am
 파일 | 2020 취업수기_17기 선우태용.docx(16.67KB)  다운로드수: 1
안녕하세요, 한영통역번역학과 17기 선우태용입니다. 올해 1월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한국법제연구원으로 이직하게 되어 다시 수기를 남깁니다. 직전 글에 나온 것처럼 식약처에서는 장애인 한정 지원 가능한 공무직 에디터로 채용되었지만 이번 자리는 일반 정규직으로 채용되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저는 이동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구도심 보다는 신도시에서 근무하고 싶은 열망이 늘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한국법제연구원이 위치한 세종시가 장애인들이 살기 좋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세종시에서 직장을 다니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이직을 빨리 하게 된 이유는 식약처에서 에디터로 일하는 동안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직장, 정부부처, 거대한 조직이었기에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지만, 저의 직무가 보조적이라는 점에서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대법원 판례 번역 공고를 보고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통번역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주말에는 사이버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였기에 판결문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한 법원도서관 홈페이지에 판결문 국문과 영문이 제공되어 틈이 날 때마다 꾸준히 읽었습니다. 서류, 번역, 면접이 있었는데 번역 시험은 3종류의 국문 판결문 총 7장을 2시간 반 동안 번역하는 것이었습니다. 종이 사전을 지참하고 컴퓨터를 사용하여 영문으로 번역하였습니다. 분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각 판결문을 반 정도 번역했던 것 같습니다. 번역 시험은 통과했지만 2주 후 치러진 면접에서 관련 분야 경력 부족으로 최종 불합격하였습니다.

두 달 넘는 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서 준비했었기에 허탈함이 상당히 컸습니다. 불합격 공지가 올라왔던 그 날 오후, 평소처럼 식품위생법 관련 영문을 찾기 위해 한국법제연구원 법령번역센터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호기심에 연구원 홈페이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마침 마감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채용공고 속에 법령번역 연구원도 있었습니다. 약간은 미친 짓처럼 보였지만 하루만에 자기소개서를 썼고 그 다음 주에 있을 NCS 시험을 준비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통번역직은 통역과 번역 시험만 보지만, 제가 지원한 법령번역 연구원 직위는 번역 시험과 함께 공공기관,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NCS 시험을 요구하였습니다. 예전에 통번역대학원에 들어오기 전에 공공기관 NCS 교재를 한 번 풀어본 적은 있지만, 회사마다 요구 내용이 달랐기에 책을 처음부터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NCS 시험 뿐 아니라 번역 시험도 같이 보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NCS 시험은 퇴근 후 3일 정도, 번역은 2일 정도 공부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NCS 시험은 응시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많은 지식보다는 순발력처럼 평소 실력을 점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기간이 매우 짧았음에도 한번 도전해볼만 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는지도 모릅니다. 정작 NCS 시험은 제 예상과는 크게 다르게 출제되었고 3분야 20문제씩, 총 60문제가 나왔는데 마지막 분야는 5문제도 못 풀었습니다. 크게 낙심했지만 번역은 판례 번역을 제법 공부했으니 그래도 낫지 않을까 했습니다. 지원자격이 통번역대학원 이상이 아니라 토익 900 이상이었기 때문에 1명을 뽑는 자리에 30명 넘게 지원했었고 제 생각에는 20명 정도는 통번역대학원 출신이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번역은 국문 법령 2장 반 정도를 1시간 동안 수기로 번역하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번역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했거나 법학을 공부하지 않았던 지원자들은 이걸 어떻게 번역하냐며 볼멘 소리를 하며 퇴실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는 대법원에 지원했을 때보다 분량이 적었기에 번역을 완성하였습니다.

필기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이번에는 면접에서 경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지 않도록 면접 관련 유튜브를 시청하며 면접을 준비했습니다. 저를 최대한 잘 드러낼 수 있도록 생명과학/식품과학, 신학, 통번역학, 법학에 이르는 다양한 저의 학력과 식약처에서 했던 작업들을 잘 정리하여 하나의 스토리로 묶었습니다. 면접에 참여했던 응시자들은 통번역대학원 출신들이었고 저희 센터 선생님 지인분도 계셨습니다. 면접은 일대다 형식으로 치러졌으며 다른 전형 면접도 있었기에 면접위원만 아홉 분이 앉아 계셨습니다. 각자 질문 하나를 하셨고, 주로 번역과 관련된 질문으로 번역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번역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 등을 물어보셨습니다. 그러던 중, 제 경력을 특이하게 보신 위원님께서 저의 목사 직분 관련한 질문을 여럿 하셨습니다. 저는 목사 직분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며, 말보다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만을 원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 최종 합격 연락을 받게 되었고 12월 31일부로 식약처를 퇴사하고, 1월 1일부로 한국법제연구원 법령번역센터에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글을 쓰는 지금 시점까지 약 6개월 정도가 흘렀습니다. 취업수기를 올해 초봄에 부탁을 받았지만 마음에 힘이 없어서 이제서야 글을 썼습니다. 이직하는 과정에서 너무 힘이 들어서 살면서 해본 적 없는,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을 어머니께 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하반기, 무엇에 홀린 듯 제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이직하는데 사용했습니다. 사실 작년에 통번역대학원 졸업할 때만 하더라도 내가 인하우스로 일할 수 있을까 라며 집에서 프리랜서 번역가 준비를 했었는데, 저밖에 지원할 수 없는 자리를 식약처에 예비하셨고 그곳에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는 상황을 만드셨습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통번역대학원을 다니는 동안 목사 안수를 받고, 법대를 다녔으며, 통번역대학원을 한 번에 졸업하고, 식약처에 취직도 했습니다. 그리고 세종시에 정규직으로 와서 다음 주면 제 명의인 아파트로 이사를 합니다. 굳이 취업수기에 쓸 필요 없는 자랑 같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휠체어를 타고 혼자서는 생활도 못하는 중증장애인이라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 저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인도하시니 여기까지 왔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개월 간 코로나로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계실 학교와 졸업생, 재학생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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