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대 소식

[인터뷰] 17기 이수한 (원자력안전기술원)

졸업생 인터뷰, 통대소식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GSIT 17기 이수한입니다. 현재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자회사에서 영문에디터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소속된 기관과 담당 업무를 소개해주세요.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공공기관으로 원자력시설 및 방사선 안전규제, 방사선 비상대응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저는 해당 기관에서 요청하는 번역 업무(영문 규제 지침서 국문 번역, 국문 보고서 영문 번역, 원자력 고시집 에디팅 등)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거나 통번역사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나요? 특별한 에피소드도 좋습니다.

최근 제가 전담하여 ‘원자력안전 관련 고시집’ 영문본 전체를 에디팅하고 있는데, 담당 박사님께서 그동안 내부 검토 시 오류를 찾아내지 못했는데 이렇게 많은 오류가 있는지 몰랐다며 큰 도움이 된다고 피드백 주신 일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인하우스 번역사가 없어 하지 못했던 일을 맡아서 하게 되고, 원자력 안전에 중요한 문서를 교정 및 개선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한 기회였습니다.

Q.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이유나 계기가 있나요?

원래부터 언어 쪽에 관심이 많았고, 통번역사가 멋진 직업이라고 생각은 하고 꿈은 꿨지만, 국내파라는 한계에 부딪혀 좌절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은 다르다며 포기하려고 했던 순간, 하나님은 제게 한동대 GSIT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날 보았던 하나님의 비전을 품고 언어를 잇는다는 슬로건은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이후로 인도하심을 믿고 불확실한 미래에 발을 내디뎠고, 지금까지 하나님은 필요한 모든 것을 채우시며 신실하게 그 길을 인도해오고 계십니다.

Q. 대학원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2학년 2학기 외부 수행통역을 나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소속 베이시스트 이자 작곡가이신 Jon Deak의 프로그램 진행을 지원하고 일정 제반을 돕는 역할이었는데, 마지막 날 점심시간 동네의 작은 카페에 앉아 그동안 도움을 주어 고맙다며, 앞으로 멋진 통역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익숙한 동네의 작은 카페에서 뉴욕 필하모닉의 거장과 마주앉아 저의 꿈에 대해 얘기하는 그 순간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황홀했습니다.

이런 부분이 통역사라는 직업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평생 마주칠 일 없을 것 같은 세계 곳곳의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자신만의 언어/통역/번역 공부법이 있을까요?

영어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다량의 내용을 공부하는 것보다 양질의 내용을 외울 정도로 꼼꼼하게 공부하며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료의 목적을 기본기 다지기와 시사 내용 팔로우업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준비해주신 자료는 필기내용을 토대로 학기가 지나도 여러 번 복습하며 문장 구조나 문법, 통번역 기술에 대해 공부했고, 이에 병행하여 영자 신문이나 뉴스, TED와 같은 자료로 매일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자 했습니다.

긴장 및 스트레스 관리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태도입니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실수 후의 태도에서 역량이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긴장하거나 실수하면 티가 많이 나는 스타일이라 고생을 했었는데, 실수해도 태연하게 티를 내지 않거나, 혹은 알아듣지 못했을 때에도 여유를 가지고 다시 물어볼 수 있는 당당한 태도를 취한다면 클라이언트가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수님께서 통역은 운전과 같아서 처음 운전대를 잡으면 전방 밖에 주시할 수 없고, 긴장되어 전혀 여유를 가질 수 없지만, 많은 경험을 통해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전후좌우를 다 컨트롤하며 여유 있게 운전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결국 실수는 당연한 과정이고 긴장과 경험은 반비례하니, 겸허히 받아들이고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이는 법을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Q. 재학 중인 후배나 한동대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고민 중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에게 한동대 통대에서의 2년은 인생에서 가장 선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가장 깊고 뜨겁게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너무나도 훌륭하신 교수님들과 사랑하는 학우들을 통해 전인격적으로 배우고 깎이는 과정에서 정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 안에서, 공동체 안에서 꿈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던 점이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앞길에 두려움이 엄습할 때도 있었지만 함께 똘똘 뭉쳐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그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다른 많은 통번역대학원이 있지만, 저는 하나님이 세우시고, 선배들이 기도로 다져온 우리 한동대 GSIT로의 부르심은 분명 특별한 목적이 있으신 콜링이라고 믿습니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소명을 발견하고 주신 달란트를 잘 갈고 닦아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하시기를 축복합니다!